『비밀의 숲』 2시즌 4화 리뷰 (2020. 8. 23. 작성)

드라마 『비밀의 숲』 2시즌 4화 리뷰입니다. 드디어 검경협의회가 시작되어 수사권을 두고 검사 측과 경찰 측이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드라마가 검찰 관련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는 데다 중간 대사를 놓치면 다음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이번 4화는 한 장면도 안 놓치고 잘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전문적인 내용이 많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이라 자세한 이해보다는 드라마 자체에 끌려가는 느낌도 들었어요. 검찰과 경찰 측의 수사권을 두고 대립한 역사가 길며 이 때문에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검사가 영장을 늦게 발부하거나 혹은 발부하지 않아 애써 잡은 범인을 풀어주게 된다는 사례는 현실 사례 같아서 답답했고요.

장건 형사가 영장 문제로 언급한 전세 사기꾼 같은 경우는 드라마 상 이야기로도 분통이 터질 만한 이야기인지라... 심지어 당일 영장이 안 나오면 장건 형사가 발을 접질리면서까지 잡은 놈을 풀어줘야 할 판인데 묘하게 장건 형사가 다리를 다친 모습을 길게 비춰주는 것이 이때의 부상이 앞으로의 전개에 무슨 영향을 주는 건지, 아니면 검경 대립과 관련되어 장건 형사의 신상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인지 모호했다는 느낌. 이번 드라마에서 연출이 좋았다고 생각된 부분은 검경협의회가 끝나고 검사들이 돌아가는 장면에서 네모진 계단을 빙글빙글 돌아서 끝이 없어 보이는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이 묘하게 검사들의 모습을 비유하거나 암시하는 연출 같더라고요.

검경협의회 내용이 끝나면 다시 한조 그룹의 후계 문제로 넘어갑니다. 1시즌보다 이름이 더 언급되고 2시즌에서 꾸준히 이연재의 발목을 잡는 역할로 그의 형제인 이성재가 언급되며 그가 석방된 이윤범을 의장으로 삼아 이연재를 압박하려는 의도를 이연재가 눈치챕니다. 이연재는 아버지와 절연한 데다 그와의 접견마저 거부당하는데 이때 끼어드는 것이 서동재. 서동재는 1시즌 때와 진심 변한 것이 없는 건지 이번엔 회장이 된 이연재에게 줄을 대려는 것 같은데 처음 그와 만났을 때 최빛 부장이 덮어버렸다는 변호사 사망 이야기를 꺼냈을 때에는 그래도 사건 관련 뭔가를 캐내려고 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냥 서동재 나름의 떡밥이었고, 진심은 이연재에게 붙어 어찌 줄을 타려는 게 본심이었던 모양.

경찰 비리를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는 지나가는 사건이 한조 그룹과 연관되어 있고 그의 죽음이 석연찮은 데서 이연재의 개입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암시도 나왔고요. 이 드라마 특징답게 이연재 역시 명과 암이 뚜렷한 인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웃긴 건 서동재가 이연재한테 그렇게 행동을 하면서도 정작 이창준이 남긴 유언은 잊지 않았다는 게 개그였다고 할까... 심지어 이연재의 지시에 따라 이윤범을 만나러 가기도 하고, 심지어 그의 신상을 캐기 위해 근처 쓰레기장을 뒤져 약병의 라벨도 떼어오는 등 검사인 양반이 참 못하는 게 없는 인물이라 어떤 의미로 놀라는 중입니다. 그래도 은근 이연재와 같이 있을 때 그림이 되는 게 보기는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연재 밑에 있는 박상무 캐릭터가 충직한데 눈치가 빨라서 인상적이었어요.

한조 그룹 내의 숨겨진 이야기와 별개로 세곡지구대  자살 사건의 진상에 주인공들이 다시 접근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전편에서는 황시목이 서동재와 함께 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한다면 이번 4화에서는 한여진이 그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요. 최빛 부장은 서동재가 그 사건에 접근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한여진에게 관련 인물들을 만나 보라는 지시를 내리는데, 세곡지구대를 찾아간 한여진은 지구대의 막내 순경이자 자살 사건을 목격한 인물로부터 자살한 순경이 지구대 내부에서 다른 동료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경찰의 자살 사건이 자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타살이었다는 확신을 얻고 최빛 부장에게 보고를 하는 것이 4화의 마지막. 아마 이 자살로 오인받았을 이 경찰의 사망 사건이야말로 1시즌에서 박무성 살인사건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될 사건이라 추측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