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다니고 있는 도서관에도 유용한 만화책들이 제법 여러 권 있는데, 그중 하나 눈에 띈 것이 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입니다. 진즉에 빌려오려고 했었지만 그동안 중간에 대출되었던 모양인지 상당수의 책들이 보이지 않아 미뤄두었다가 이번 주에 찾아갔을 때 책들이 온전히 있어 차근차근 리뷰하기로 마음먹고 1권을 빌려오게 되었는데요. 다 읽고 나니 굉장히 재미있고 몰입이 잘되어서인지 빨리 읽게 되어서 이럴 줄 알았다면 나머지 권도 더 많아 빌려올 걸 후회하는 중입니다. 1권은 바로 "개국"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로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태조 이성계로 그의 고조로부터 시작하여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만화의 유용한 점은 활자로 읽었을 때 복잡한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된다는 점입니다.
당대 고려말의 내부 상황과 원말명초의 급변해 가는 국제 정세까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데요. 공민왕의 개혁정책에서 시작하여 그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자포자기하는 모습에서부터 비롯하여 변방의 장수에서 권력의 실세로 움직이는 이성계의 모습을 흥미롭게 묘사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혁명의 실세일지 모를 정도전이 부각되는데, 이미 알려진 역사이긴 합니다만 그의 숙청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책에서 유념해보아야 할 것은 고려말의 충신인 최영과 정몽주의 정치가로서의 면모입니다. 대개 이 두 위인은 고려의 마지막 충신으로 고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이 퍼져있는데 반해 여기에서는 이성계 일파를 경계하여 정치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더 중점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특히 정몽주는 충신도 충신이지만 고려의 개혁정치가로서 그려지고 있고 최영은 비록 약점이 되기도 하지만 어딘가 인간적인 면모들도 보여서 정감이 간달까요. 그리고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도 단순 허수아비가 아니라 오백 년 고려의 왕업을 지키려 했던 인물로 그려내는 등 인물의 모습들이 단순하지 않고 매우 다채롭게 그려져서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다음 권의 복선이랄지 이성계가 자신의 다섯 번째 아들 이방원, 후에 태종으로 불려질 그와 협력을 하면서도 내적으로는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에 있을 왕자의 난이나, 이 두 부자의 깊은 감정의 골이 시작될 것임을 짐작케 하는데, 이 부분은 조선 건국초에 있는 흥미진진한 사건인지라 만화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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