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빌레라』 4권 리뷰입니다. 지난 3권의 마지막 장면은 이채록이 할아버지에게 치매가 왔음을 막내아들 성관에게 밝히는 부분에서 끝납니다. 과연 다음 내용이 어찌 될지 예측하기 힘든 부분에서 끝났기 때문에 이번 4권에서는 어떻게 내용이 진행될까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막내아들 성관은 그동안 아버지를 가장 이해한 자식인지라 덕출 할아버지의 치매를 가족에게 미리 밝히기보단 채록에게 할아버지를 부탁하며 잠시만 입을 다물겠다는 입장을 밝히는데 안타깝게도 그 둘의 대화를 할아버지의 부인이 엿듣게 되지요.
작 중에서 할아버지의 부인 역시 대단한 할머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식들이 한 명 빼고는 아버지가 발레 하는 것을 다 반대하는 입장에서 결국 남편의 꿈을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남편의 치매 사실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그 사실을 추궁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상황을 지켜보는 등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이번 4권에서 할아버지의 치매를 알아챈 사람들 중 가장 동요를 보여 준 인물은 다름 아닌 가장 먼저 상황을 알아챈 이채록이었어요. 그럼에도 또 할아버지가 발레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도 이채록이란 사실.
이번 4권에선 이채록과 할아버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주변인들, 발레단 단원들의 각각 이야기가 부각되었습니다. 보면 덕출 할아버지는 이 발레단 단원이나 주위 사람들을 북돋아 주는 게 묘하게 치유계 타입이랄까... 심지어 제가 그동안 만화를 보면서 이채록과 악연으로 얽혀 맘에 안 든다고 욕했던 강성철(노랑머리)마저도 이채록이든 할아버지에게든 뭔가 자극을 받았는지 축구를 다시 하고 싶단 맘을 가지고 운동을 시작하는 등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또 할아버지에게 심적으로 위로를 받는 등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묘하게 감동 코드가 많았던 4권이었어요.
그리고 만화를 보면서 갑자기 생각이 난 건데요. 제목인 '나빌레라'는 유명한 시 '승무'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며 발레를 연상하게 만드는 구절을 따왔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나빌레라'의 글자를 자음과 모음을 따로 분리한 뒤 애너그램 하면 'ㄴ ㅏ ㅂ ㅣ ㄹ ㄹ ㅔ ㄹ ㅏ' 에서 'ㅂ ㅏㄹ ㄹ ㅔ ㄹ ㅣ ㄴ ㅏ'라는 글자가 되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다 아셨을 수도 모르지만 괜히 신기해서 덧붙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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