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빌레라』 5권 마지막 리뷰입니다. 주인공인 심덕출 할아버지가 치매란 사실은 아직 채록과 승아, 그리고 할아버지 부인(할머니 이름 최분)과 둘째 아들 성관 정도만 알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4권 마지막에 할아버지의 치매 증상이 심해지자 결국 성관은 큰형 성산에게 아버지의 치매 사실을 알리게 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치매란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큰 아들 성산은 그동안 아버지가 발레를 하는 것에 완강하게 반대를 하던 것에서 좀 더 유한 상태로 돌아서게 되지요. 만화에서 큰 아들 성산은 줄곧 아버지가 발레를 하는 것에 반대를 해 온 좀 꼬장꼬장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이해는 좀 가는 포지션이기도 했지만 연재본 댓글을 본다면 좀 욕을 얻어먹는 캐릭터이기도 했는데 그 역시 아버지를 많이 생각하는 좋은 아들이었다는 점을 이번 마지막권에서 보여준다고 할까요.
재미있는 점은 이 『나빌레라』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처음엔 비호감이나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였어도 나중엔 감화되거나 태도를 반성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그 결말 부분에선 상당히 해소감이 들기까지 한다는 것. 『나빌레라』의 주제는 주인공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순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런 캐릭터들의 모습 때문에 엔간한 힐링 만화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리고 보통 부모님이 그리된 상황에서 소원이 있다면 자식들 입장에서 끝까지 반대를 하진 못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데서 은근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할아버지의 꿈은 자선 갈라 공연을 통해 드디어 무대에 서게 되면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치매 증상이 좀 더 심해져 무대에 서긴 어렵지 않나 긴장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극 상에서 할아버지를 이해해 준 채록이 곁을 지켜주었고, 그 덕에 공연은 성공을 하는데 여기서 채록의 포지션은 단순 할아버지의 이해자나 서포터가 아니라, 채록이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도 심덕출 할아버지가 필요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채록에게 부족했던 안정적인 가족을 할아버지 집안과의 유사 가족 형태로, 또한 자기 능력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덕출의 존재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렇게 자선 갈라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채록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공연을 끝내고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의 치매 증상이 심해져서 가족들도 못 알아보고, 심지어 채록이마저 못 알아보는 데다 자신이 발레를 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고 해서 많이 슬펐었는데 에필로그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기억이 완전히 잊혀지지 않았다는 게 증명되어 감동적이었다고 할지... 결론적으로 『나빌레라』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은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 단순하지만 명료한 주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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