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11화 리뷰

 

드라마 『개소리』 11화 리뷰입니다. 원래는 어제 본방을 보고 포스트를 썼어야 했지만 사정이 있어 본방을 놓치고 오늘에야 재방송을 통해 11화를 감상하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막방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간 스토리들이 정리되어 가는 느낌인 게 일단 이번 11화에서 메인이 된 사건은 이순재와 약간 꼬인 인연이었던 아이돌 출신 인기배우 현타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현타는 과거에 이순재를 껄끄럽게 여기긴 했지만, 자신 때문에 이순재가 드라마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좀 미안해하는 기색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재회하여 이순재와 묵은 감정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그 덕택에 곤경을 해결하기도 하니까요. 또한 홍초원과 이기동의 부녀 관계라는 전말 역시 더이상 질질 끌지 않고 밝혀졌는데 좀 궁금했던 것은 사고를 당한 홍초원이 이기동이 친부인 걸 어떻게 알았는지 여부였습니다.

11화는 서두부터 홍초원이 사고를 당한 직후 병원을 찾아온 이기동은 자신이 홍초원의 아버지라 똑같이 특수한 혈액형(RH -형)임을 밝히며 홍초원에게 수혈을 해 달라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홍초원은 이때 의식이 있어 이기동의 말을 들었던 것으로 추측되고요. 어쨌든 홍초원은 무사히 회복하고, 사고 직후 경찰 일을 반대하는 엄마를 피해 이기동이 일하는 펜션으로 들어오는 등 둘의 관계는 이제 부녀로써 새로 시작되었다는 느낌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기동이 친부라는 걸 인정하면서 홍초원은 이순재가 자신의 친할아버지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기동이 홍초원에 대해선 여전히 밝히지 않았으므로 이순재 입장에선 손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또 11화 내에서 다른 사건들이 터지고 그걸 해결하면서 손녀 이야기는 잠시 묻히기도 했는데 다른 사건들이란 송옥숙이 딸의 상견례에서 자신의 첫사랑과 재회하는 것과 아이돌 출신 배우 현타가 살인 혐의로 구속된 사건입니다.

송옥숙은 예비 사위의 아버지가 과거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던 첫사랑이라는 걸 알고 딸의 결혼을 반대해야 하는 게 아닐지 고민하는데 그 심정이 얼핏 이해가 가면서도 과거 일이니 입을 다물어 버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겹치더라고요. 예수정의 말대로 첫사랑일뿐 죄를 지은 게 아닌데 왜 그렇게 하느냐며 과거 송옥숙의 부모처럼 딸의 사랑을 반대하는 부모가 되려고 하느냐는 말이 맞다는 생각도 들면서도 그래도 머리와 가슴이 좀 따로 놀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했습니다. 그런데 송옥숙의 첫사랑 이야기는 첫사랑이 알고보니 치매였고 송옥숙이 과거의 연인임을 알아본 것도 정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치매였기 때문에 첫사랑의 추억에 묻혀 현실마저 알 수 없게 된 것인지 모호한 상태였는지라 송옥숙이 과거의 일을 가슴에 묻는 좀 슬픈 결말로 끝나더라고요. 드라마 내에서 이순재를 비롯 각 일행의 서사가 한 회차마다 다양한 형태로 풀리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편 이순재는 거제도 해변에서 남자들에게 공격당하는 현타를 발견하고 그를 도우려고 했다가 본의 아니게 촬영 현장을 방해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 실수 덕에 현타는 오히려 이순재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며 인사를 하러 가게 됩니다. 여기서 현타는 자기 소속사 홍보직원이자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게 되는데 문제는 이순재 일행에게 인사를 하러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캠핑장에서 뭔가를 숨기는 여자친구 때문에 다투게 되고, 다음날 현타는 자신의 옆에서 피를 흘리며 사망한 여자친구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황하는 현타를 돕는 건 그의 절친한 매니저 형이었는데, 이 매니저는 여자친구의 시신을 자신이 유기했으면서도 경찰에 현타가 자수했을 때는 자신이 한 짓에 입을 다무는 모습을 보여줘 수상하다는 기색을 충분히 보여주더라고요.

살인범으로 몰린 현타를 구해준 건 역시 소피와 이순재였는데, 소피는 현타가 살해했다는 여자친구가 살아있는 모습을 본 목격자였기 때문에 현타가 살인범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이순재는 소피의 목에 소형카메라까지 달면서 증거를 찾으려고 하고, 소피는 수상쩍은 매니저에게 애교(?)를 부리면서 영상을 확보하는데요. 하필이면 카메라가 손상되어 음성이 소실되는 바람에 결정적인 증거를 놓치고 말아요. 하지만 소피는 매니저가 현타의 여자친구와 짜고 사망 현장을 꾸며 현타를 옭아맨 뒤 돈을 뜯어내려다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대화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여자친구의 흔적(냄새)을 쫓아가다가 결정적인 증거물 - 여자친구가 사망 당시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찾아낸 덕에 현타가 음모에 빠진 걸 밝혀내게 됩니다. 겸사겸사 임채무와 옆집 할머니 사이에서 일어난 완두콩 도난 사건도 해결하게 되고요.

조금 아쉬웠던 점은 스마트워치를 발견한 뒤 사건 해결은 홍초원의 전화를 통해 대사로 전달되기 때문에 결말이 좀 후루룩 지나갔던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쨌든 이 일로 현타는 살인 혐의를 벗고 이순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그를 할아버지처럼 따르게 됩니다. 이렇게 이순재의 인연들은 다 좋게 해결되는 방향인 반면 아들인 이기동의 숙제는 엉뚱한 방향으로 터지게 되었는데요. 설마 홍은하와 이기동의 진실이 김세경과 김용건 부녀에게 그렇게 쉽게 알려질 거라고 예상도 못했습니다. 홍은하는 딸 관련 일로 이기동에게 품었던 앙금을 놓아준 모양인듯 한데 정작 진실을 알게 된 김세경은 이기동에게 실망을 금치 못하는 반응인 걸 보면 아무래도 이기동은 홍은하와도 김세경과도 엮일 인연은 아니었던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이기동의 현 상태를 본다면 두 여자 다 엮이지 않고 세 사람 다 제 갈길 가는 것이 제일 최선일 것 같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