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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야한 사진관』 13화 리뷰 (2024. 4. 24. 작성)

by 0I사금 202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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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야한 사진관』 13화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13화는 전편인 12화보다 흥미진진하게 보았는데 그동안 예상만 가능했을 뿐 진상은 알 수 없었던 과거의 이야기들이 비로소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빌런이 직접적으로 움직이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불어넣은 덕인 것 같네요. 역시 빌런이 제대로 움직여야 재미있다고 할까요. 드라마를 보면서 초반부터 등장했던 이선호 형사는 어떤 역할인지 감이 안 잡혔었는데, 반전이 드러나기 전까진 자기 직분에 충실하고 평범하지만 뭔가 눈치가 빠른 경찰 정도로만 보였기 때문에 최근 전개가 놀랍다고 할 수 있었던 듯.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사진관 일행 주변을 수상쩍다는 듯 맴돌기 때문에 평범하지만 어떤 망자의 사건으로 사진관과 엮이게 되어 얌전히 그들의 존재를 묵인하게 되는 사람 좋은 조연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캐릭터의 쓰임새가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김윤철 사건이나 장진터널 사건, 그리고 서기주의 삼촌인 서기원이 살해당한 사건조차 이현오와 관련이 있다는 것만 밝혀졌지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을 때 그동안 존재감을 보이긴 했지만 사람 좋은 역할일 거라고 생각했던 이선호가 알고 보니 이현오의 아들이며 저 세 사건의 진범이라는 반전은 순식간에 몰입을 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만약 사람 좋은 경찰인데 다른 망자의 사건으로 사진관의 존재를 알아채고 사라지는 역할이라면 큰 인상을 남기지 않고 굉장히 평범한 전개에 그대로 존재감도 묻혔을 것이 뻔하거든요. 또 개연성 측면에서 이선호의 반전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없었으니까요. 간간이 모습을 비추던 이유가 있었다는 게 납득이 되었을 정도랄까.


거기다 이선호는 그동안 서기주를 노리며 사진기를 탈취하려고 하던 악귀의 숙주라는 사실도 밝혀졌는데, 애초에 악귀의 숙주로 태어난 것은 아니라 악귀가 사진기를 빼앗으려고 적당한 인물을 찾아보던 중 이선호를 선택했다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선호는 악귀와 함께 서기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과거에 아버지 차를 훔쳐 자기 친구들(별장에서 살해당한 절도범들)과 음주 운전을 하다가 장진 터널에서 뺑소니 사고를 냈고, 거기서 떨어뜨린 자기 핸드폰을 찾으려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한 뒤 구조 요청을 하던 서기원까지 차로 치어 살해했다는 전말을 스스로 털어놓은 뒤 서기주까지 칼로 찌르게 됩니다. 꽤 위험한 상황이 나오긴 했지만 다행히 서기주는 이선호에게 저항하고 도망치다가 아래층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게 되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고요.


여기서 김윤철 사건은 절도범들이 장진 터널 사고로 이현오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이선호가 둘에게 별장의 정보를 흘려 살인 계획을 세웠다는 게 드러나는데, 김윤철은 말하자면 처음부터 누명을 씌우기 위해 걸려든 만만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별장 절도범들은 그 하는 짓을 보자니 살해당한 게 전혀 불쌍하지 않은 게 뺑소니 사고를 묵인하고 그걸 협박용으로 돈을 뜯어낸 걸 보면 이것들도 인간말종인 건 마찬가지라서요. 어쨌든 이선호는 한봄에게는 가족을 빼앗아가고, 서기주의 삼촌까지 살해한 데다 김윤철에게 살인 누명을 씌워 막판에 살해한 장본인으로 가지가지 악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최종 빌런인 줄 알았던 이현오는 저런 사이코패스를 그래도 아들이라고 감싸고 돈 인간일 뿐이라는 게 밝혀졌어요.


물론 이현오가 한 짓도 절대 떳떳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요. 또 이번에 살해된 김성수는 이현오의 먼 친척이면서 별장 사건 당시 그곳을 빠져나가던 이선호를 목격한 인물로 별장 사건으로 절도범들처럼 이선호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하다가 이선호의 손이 아닌 이선호를 숙주로 삼으려고 한 악귀의 손에 살해당했다는 게 드러납니다. 현실에서는 결국 이선호의 살인 행적으로 남게 되겠지만 따지고 보면 이선호가 죽이려고 한 인물도 맞으니 뭐... 이후 김성수의 시신은 혼수상태에 빠진 서기주의 곁을 지키며 세이프존을 발동시키던 한봄을 처리하기 위해 이용되는데요. 이선호는 한봄을 서기주의 옆에서 치우기 위해 일부러 김성수의 시신을 한봄의 사무실에 갖다 놔 마치 그녀가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위장한 뒤 경찰에 연행되게 합니다.


물론 사진관 일행이 가만있는 건 아니라 생령이 된 서기주는 망자들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증거 영상인 블랙박스를 찾아 한봄의 혐의를 벗기고, 고대리의 연락을 받은 김지원까지 협력하여 서기주를 안전한 곳까지 옮기는데 성공합니다. 여기서 한봄을 돕기 위해 찾아온 김지원이 자신이 암에 걸렸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슬퍼하는 한봄을 위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진짜 김지원도 대단한 게 친구로서도 훌륭하지만 머리도 좋아서 이선호를 따돌리는 계획에 제대로 협조하기까지 하니까요. 물론 악귀에게 씐 이선호가 들이닥쳐 한봄이 인질이 된 후 병원 옥상에서 추락할 뻔한 상황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때 위기의식 때문인지 생령인 서기주의 염력이 발동되어 한봄은 살아남게 됩니다. 문제는 서기주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35살 생일이 찾아왔고 단명의 저주는 남아있다는 점이에요.


안타깝게도 서기원은 차에 치인 채 도로 옆 비탈로 추락하여 시신마저 어디에 굴러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태. 적어도 나중에 서기원의 시신을 수습하는 내용이라도 나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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