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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감정 커뮤니케이션』 리뷰

by 0I사금 2025.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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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감정 커뮤니케이션』이란 제목만으로도 왠지 자기감정 제어 못하는 입장에선 도움 되겠다 싶어 빌려온 셈인데 웬걸 저자의 이름에 '김아중'이란 이름이 들어가 있어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원저자는 '김광수'라고 분명 표기되어 있지만요. 근데 배우 김아중의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공저자로 이런 정신분석류의 책도 썼나 싶었는데 자세하게 살펴보니 감정을 표현하는 사진과 약간의 에세이 정도의 글들이 참고자료처럼 삽입되어 있는 거더라고요. 아마 배우 김아중 씨의 팬이라면 배우의 얼굴을 감상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가 될 듯싶습니다. 


『감정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감정을 공포, 분노, 슬픔, 역겨움, 슬픔, 사랑, 행복으로 나누어 그 감정의 원인과 그 감정이 드러날 때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과 사람들이 그 감정을 표출하는 일반적인 현상, 그 감정이 형성되는 조건 등등을 여러가지 예시를 들면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흔히들 말하는 희로애락을 좀 더 세분한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이 감정이 왜 필요한지, 어떤 식으로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지 심하면 어떤 정신질환이 되는지도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감정의 필요성이라고 하면 좀 의아할 지도 모르지만 사랑이나 행복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빼면 공포, 분노, 슬픔, 역겨움이란 부정적인 감정들은 왠지 마이너스 효과만을 불러 좋지 않다는 편견을 가지기도 쉬운데요.

 

책에 따르면 이런 부정적인 것과 연결된 감정도 인간의 자연스런 반응 중에 하나이며 인간이 생존을 위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반드시 필요로 하고 발달을 시킨 일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이 모여사는 사회에서는 가끔 특수하게도 몇몇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억누르게 하거나 용납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요. 하지만 인간의 감정 중에는 쓸모없다고 할 부분은 없으며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위에 언급한 감정들 중 하나에 심하게 빠져들 경우,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향이 취향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역시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된 부분은 공포와 역겨움 부분입니다. 

 

공포 부분은 그렇다쳐도 역겨움 부분은 예시가 자세히 되어 있고 거기다가 흔한 것이 많아 읽는 것만으로 욱하는 부분이 많음에도 집중하고 읽었습니다. 공포와 역겨움은 다른 감정들 중에서도 특히 많이 사람을 상하게 하는 감정임에도 이 감정이 특화된 이유는 이 감정들이 특히 공포는 위험에서 인간을 살아남게 하기 위한 것이고, 인간의 건강을 지키고 도덕적인 일탈을 막기 위해 나타나는 것=역겨움이라는 거죠. 이 부분을 읽다 보면 역시 인간이 가진 것 중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공포 부분에선 왜 사람들이 무서운 것을 싫어하면서도 공포영화를 즐기는지에 대한 의문도 말끔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행복에 관해서인데, 우리가 항상 생각해오던 대로 행복과 여러 가지 물질적 조건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회의 안정과 개인의 행복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는 사회가 불안정하면 개인의 행복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서 말한 행복과 불일치하는 조건들 중에는 돈, 계급, 결혼, 거기에 젊음이란 조건이 포함되어 있는데, 흔히 문학에서 찬양하는 '찬란한 청춘'이란 실은 허구이며 젊은이들도 사회 속에서 불안과 좌절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사실입니다. 실질적으로 이런 식으로 청춘을 찬양하는 것은 자신들의 불행한 젊은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인데 결국 그것은 젊음이 반드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란 생각이. 

 

또 결혼이 언제나 안정과 행복을 약속하지는 않으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데요. 젊다는 것 하나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무리한 부담을 지우려는 사람들이나 자발적인 의지로 결혼하지 않는 인간을 불쌍하게 보거나 한심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태도는 은연중에 자기 조건에 다른 사람의 행불행을 끼워 맞추는 편견이 작용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리고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서문 부분에 인간의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속성을 설명해주는 부분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뇌는 크게 세부분으로 파충류의 뇌가 가장 안쪽, 그다음이 변연계의 뇌, 그리고 그것들을 감싸는 신피질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파충류의 뇌는 먹고살기 위한 본능을 담당하는 반면, 변연계는 포유동물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며 감정들을 다스리는 부분입니다. 신피질은 진화상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계획과 언어 등을 담당하는데 뱀과 같은 파충류는 파충류의 뇌를 가져 교감이 어려운 반면, 포유류의 개나 고양이는 뇌가 더 발달하여 인간과 교감이 가능하므로 흔히 감정이 없는 인간을 더러 냉혈한이라는 부르는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니라는 것. 감정과 양심이 없는 사이코패스를 '정장 입은 뱀'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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