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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 및 기타

『벌거벗은 세계사』 리뷰 :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지배한 거대 제국! 오스만은 왜 몰락했나? (2025. 03. 07. 작성)

by 0I사금 202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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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는 제가 관심을 가질만한 역사적인 주제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현재 사정상 본방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최근에는 바쁜 일이 있어 TV 자체를 보기가 어려워졌는데요. 그런데 마침 오늘 여유가 생겨 TV를 틀자 193화의 재방송을 하고 있었고, 오랜만에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193화에서 다루는 주제는 바로 튀르키예(옛 이름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흥망성쇠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오스만 제국은 세계사를 다루는 책을 보면 그 이름이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향력이 어땠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이건 다름 아니라 세계사를 배울 때 보통 유럽을 중심으로 역사를 배우기 때문에 오스만 제국도 세계사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했음에도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강연 초반에 넌지시 언급되는 측면이 있었는데요. 아예 강연 중반에 오스만 제국의 유럽의 대항해 시대를 여는데 큰 영향을 주었을 정도라고 나옴에도 이름만 들어봤지 그 영향력이 실제로 어땠는지 그 존재감을 잘 몰랐던 입장에서 새로이 깨닫는 계기였다고 할까요?
 
참고로 유럽의 대항해 시대를 여는데 오스만 제국이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는, 오스만 제국이 정복전쟁을 통해 팽창하면서 유럽의 중요 지역인 지중해 일대를 지배하고 해상 무역에 관세를 강하게 매기게 되자 유럽의 국가들이 관세를 피해 좀 더 편한 방법을 찾아 해상 루트를 개척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좀 아이러니라고 생각되었던 건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면서 유럽 각국이 경쟁하듯 힘을 얻게 되고,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이자 기독교의 성지였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지중해 일대를 지배하면서 유럽에 공포를 안긴 오스만 제국이 유럽에 의해 영토를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이후의 결과였어요. 물론 유럽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는 저 한 가지만은 아니었고 한때 어마어마한 영토를 자랑하던 제국들, 예를 들면 로마 제국이나 러시아 제국, 또는 청나라 등 여러 나라의 끝이 비참하고 초라한 것은 이미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숱하게 다뤄진 것이긴 합니다만... 이번에 다뤄진 오스만 제국의 몰락 또한 그 끝은 매우 씁쓸한 맛을 남기더라고요.

이번 193화의 강연을 맡으신 교수님 정보입니다. 참고로 이번 회차 게스트는 다음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스트 한 명은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 중 각국의 관광지를 여행하는 주제의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지라 그 방송을 보는 사람은 좀 반가울지도 모르겠네요.
 
https://kstar.kbs.co.kr/list_view.html?idx=352689

‘벌거벗은 세계사’ 오스만 제국 600년의 흥망성쇠

벌거벗은 세계사오늘(4일) 밤 10시 10분 방송되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 193회에서는 세계를 뒤흔든 대제국,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탐구한다.이번 방송에서는 아신대 중동연구원 김종일 교수가

kstar.kbs.co.kr

강연은 오스만 제국에 앞서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게 된 콘스탄티노플, 현재의 이스탄불의 역사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데요. 비잔티움 제국의 중심지이자 기독교의 성지였고,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인정한 황제 콘스탄티누스에서 이름을 따온 콘스탄티노플의 유래와 3겹의 벽으로 이루어진 난공불락의 성이었다는 사실이 먼저 언급됩니다. 당연히 오스만 제국이 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는 과정은 쉬운 게 아니었지만, 메흐메트 2세 때 거대한 우르반 대포를 이용해 침공에 성공하면서 결국 콘스탄티노플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 들어가게 됩니다. 좀 흥미로운 사실은 헝가리 기술자였던 우르반이 초반엔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에게 대포를 만들자고 건의했지만, 거절당하고 자신을 지원해 주는 메흐메트 2세의 편에 섰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대포를 만드는 자금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하지만, 당시에도 저런 기술자는 중요했고 저런 인재를 놓치지 않아야 절호의 기회를 잡는 것이 아니겠냐는 좀 교훈 아닌 교훈이 느껴지는 일화였다고 할까요?
 
여기서 하나 더 흥미로운 사실은 메흐메트 2세의 콘스탄티노플 점령이 유럽의 중세를 끝낸 결정적인 사건이라는 해석이었습니다. 비잔티움 제국 즉 동로마 제국은 이때 멸망하면서 유럽의 상황도 재편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 오스만 제국의 영향력은 이때부터 강력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고요. 또한 메흐메트 2세의 증손자인 술레이만 1세 시절에는 활발한 정복 전쟁 끝에 유럽의 지중해 지역을 점령하는데 성공하고, 그 영토를 유럽에 이어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까지 확장하는 등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를 이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오스만 제국의 군사력과 당대 유럽인들에게 악명을 떨친 오스만의 병사들 이야기가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당시 바슈보즈크라는 오스만 제국에서 속한 용병 집단은 통제되지 않고 잔혹한 약탈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는 설명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오스만 제국 병사가 약탈을 하면서 어린아이를 창으로 꿰어 죽인 채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는 과장된 것이고 튀르키예 쪽에선 오히려 유럽 병사들이 그러했다는 이야기가 남은 걸 보면 적대적인 입장에서 편향적인 왜곡도 존재하기는 하는 듯해요.

바슈보즈크라는 이름이 생소한 데 비해, 오스만 제국 술탄의 최정예 부대라는 예니체리는 어디선가 한 번은 이름을 들어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 예니체리는 오스만 제국의 점령지에서 기독교 출신의 자질 있는 소년을 뽑아 특수부대로 양성했다는 배경과 술탄에 대한 강력한 충성심과 전투력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후 이 군대의 존재감이 오스만 제국의 몰락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쳤다는 암적인 면도 자세하게 다뤄집니다. 전쟁에서 예니체리의 활약이 커지고, 그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술탄들이 그들에게 상납해야 할 돈이 늘어나면서 국가 재정에 부담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 또 본래 기독교 출신에 결혼이 금지된 예니체리가 다양한 종교 출신이 뽑히게 되고 이후 결혼까지 허용이 되면서 점자 세습직으로 바뀌어 부패하기 시작한 것도 원인으로 예니체리는 자신들의 부와 지위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술탄을 살해하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허수아비 술탄을 내세웠을 뿐만 아니라 돈이 부족할 경우 민가를 약탈하는 등 변질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강연에서 설명하는 오스만 제국의 몰락 원인은 총 네 가지로 첫 번째는 앞서 언급된 예니체리의 부패와 쿠데타로 인해 술탄의 권위 상실이며 두 번째는 이로 인해 군사력이 약화되고 그 사이 산업혁명을 통해 유럽 각국이 성장하게 되면서 그 세력의 지원을 받은 오스만 제국 식민지 국가들이 독립하면서입니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서 독립한 걸 시작으로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오스만 제국에 협력했던 이집트마저 오스만 제국과 틀어져 자치령을 인정받는 등 오스만 제국이 자신들이 지배한 영토에서 점차 지배권을 잃어가는 상황이 자세하게 묘사되는데요. 재미있는 건 오스만 제국을 둘러싼 각 유럽 국가의 상황이 한때는 협력 상태였다가 어떤 때는 견제 구도로 바뀌는 등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득에 맞게 움직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오스만 제국 몰락의 세 번째 원인은 흑해를 끼고 국경이 맞닿은 러시아와 크림 반도를 둘러싼 크림 전쟁으로 여기서 오스만 제국은 영국과 프랑스 등의 지원을 받아 지중해로 진출하려던 러시아 군사를 물리치긴 합니다만 이미 전쟁에서 영향력은 상실한 지 오래였습니다.
 
오히려 크림전쟁은 표면적으로 오스만 제국과 러시아의 전쟁이었을 뿐, 실제로는 영국과 프랑스 같은 유럽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벌인 전쟁에 가까웠다는 게 정론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원인으로 오스만 제국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 구매를 두고 뒤통수를 친 영국과 오스만 제국을 도와주겠다며 나선 독일의 공작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전하게 되고 패전국이 되면서 유럽 각국에 의해 영토를 빼앗기게 되는데요. 그나저나 이때 전함을 사겠다는 오스만 제국에게 대금까지 받아놓고 통수를 친 영국의 사기나 다를 바 없는 행동이나 자기네 군사들을 오스만 군사로 위장한 뒤 러시아를 선제공격하여 기어이 중립국을 자처하던 오스만 제국을 끌어들인 독일이나 참으로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뻔뻔하단 생각만. 이렇게 초라하게 몰락해 가는 망국의 모습은 다른 제국의 역사를 다루는 내용에서도 본 기억이 있던지라 왠지 기시감이 느껴졌을 정도. 이후 오스만 제국에서도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최초의 튀르키예 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에 의해 술탄제가 폐지, 튀르키예 공화국이 탄생하는 이야기로 이번 강연은 마무리 짓습니다.
 
 

 
좀 의외였던 건 크림 전쟁에서 나이팅게일이 간호사로 참전하여 군대의 의료 시스템과 청결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그동안 나이팅게일이 간호사로 활약했다고만 알았지 어떤 전쟁에 나섰는지 몰랐었기 때문에 약간 충격이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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