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해피엔드』 15화 리뷰입니다. 이제 이 드라마도 다음이 마지막 화. 그동안 주인공 서재원이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고 답답한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종영을 앞두고 이제 사건들이 서서히 풀려나가고 희망적인 결말이 암시되기 시작했네요. 물론 빌런인 권윤진이 쉽게 반성하는 것은 아니요, 이번 회차에 자기 죄가 드러난 상황임에도 도망을 쳐서 귀국한 서재원의 딸 아린에게 접근하는 등 사고를 치려는 기미가 있지만요. 그래도 마지막 화에서 결국 권윤진은 응징 받을 것이고 주인공들에게 좋은 결말이 있을 거라고 믿으며 다음 화를 시청하게 될 듯. 그리고 드라마를 15화까지 보면서 이 드라마의 주제가 무엇인가 또 드라마의 제목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이 드라마는 서재원이라는 강해 보이지만 실은 정신적으로 유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던 여성이, 주변의 압박과 외부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방황하면서도 도피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약점을 받아들이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려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지금 이야기의 두 축을 형성하는 서재원과 권윤진은 묘하게 대비되는 부분과 공통점이 존재했는데 일단 서재원이 개명하기 전 이름이 서윤진이라 이름이 같다는 공통점이 존재했습니다. 과거 서재원은 도박중독인 어머니 때문에 방치와 학대를 당하면서 트라우마를 앓게 되었고 권윤진은 완벽주의자인 아버지에게 학대를 경험하고 자존감을 짓밟히면서 자랐는데 이것 때문에 정신적인 결핍이 생겼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었어요.
또한 둘 다 미술에 재능이 있어 이쪽으로 진로를 잡았다는 점도 공통점.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이 둘의 운명은 다른 방향으로 갈렸는데 서재원은 자신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속인 사실에 회피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으며 자기 상황에 맞서는 모습을 보인 반면 권윤진은 약혼자가 범죄를 저지르면서 자신을 배반했음에도 그 책임을 서재원과 아버지 탓으로 돌리며 상대방을 망가뜨리는 방법에서 만족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서재원이 처음엔 자신을 기만하는 줄 알았던 이들 - 남편 허순영과 아버지 서창석, 그리고 팀장이자 동료인 윤테오가 실은 자신을 걱정하며 희생하는 걸 알고 그들을 믿고 의지했던 반면 권윤진은 자신 곁에 있어준 사람들을 원망하며 탓하기만 했다는 것도 차이점이에요.
전편에서 이어진 서창석의 재판은 남태주가 증인으로 나서준 덕택에 살인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이 납니다. 이로써 서재원 일행은 한시름 덜게 되는데, 보면서 놀라운 것은 친 딸이 아니면서도 서창석이 서재원에게 한없이 부성을 보여주면서 사람을 찡하게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이는 권윤진의 아버지 권영익이 자기 딸을 학대하면서도 범죄에 한해선 감싸려고 한 것과 대비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둘 다 딸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긴 했지만 - 정확하게 서창석은 음독한 서재원의 친모를 방조한 것에 가까운 듯 - 딸을 어떤 방식으로 아꼈는지 그 차이가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어쩌면 권윤진의 이해할 수 없는 결핍, 성범죄자인 전 약혼자한테 반하거나 그를 빼앗긴 거라고 여기는 행동은 저런 아버지와의 불화에서 비롯된 심리가 아닐까 싶었고요.
그녀가 서재원의 딸 아린에게 집착한 것도 전 약혼자의 자식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었는데 강간범인 남자에게 참 징하게 미련 갖는다 싶었습니다. 남태주는 권윤진에게 서재원의 가장 소중한 걸 빼앗고 싶은 거 아니냐고 지적하는데, 전 약혼자의 범죄에 대해선 꾸준히 회피하는 걸 보면 남미새 기질이 적지 않은 건 확실해 보이고요. 보면 권윤진은 암만 부잣집에 얼굴 예쁘고 능력 있어도 사람이 정신적으로 결핍이 많고 그걸 인정하지 않은 채 회피하기만 하면 저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유형 같았달까요? 권윤진은 자기가 저지른 사건의 증인이자 협력자인 남태주를 제거하려고 살인까지 계획하지만, 의외로 이런 부분에선 허술했는지 남태주는 살아남고 법원까지 찾아오게 됩니다. 이후 권윤진 검거에 도움을 주면서 남태주의 결말도 생각보다 나쁘진 않겠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결국 권윤진은 오수진 형사와 남태주, 그리고 서재원이 짜놓은 계획에 걸려 자기 죄를 스스로 실토하고 도피를 택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그전에 자신의 파멸을 직감한 듯 회사의 대표 자리도 사임하여 서재원은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15화 마지막에 권윤진이 불길한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결말에서 잘 해결될 거라고 믿을 생각. 또 이번 회차에선 윤테오의 과거사가 드러나 그가 서재원과 어떻게 얽혔는지 비로소 밝혀졌는데요. 다름 아니라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린치 당하던 윤테오를 때마침 지나가던 서재원이 도와주면서 인연을 쌓게 되었고, 이때 서재원을 기억하기 위해 윤테오가 서재원의 명찰(서윤진)을 받은 것이더라고요. 이후 윤테오가 입양을 간 것으로 윤테오의 숨은 서사도 풀렸겠다 이제 드라마는 제목 그대로의 엔딩을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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