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7화 리뷰입니다. 저번 주 예고편에서 고시원 주인 엄복순이 지하실에 내려가 누군가의 밥을 챙겨주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드라마 속 최애인 유기혁이 혹시 살아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은근 OCN 드라마가 낚시도 잘하는 편이라 어느 정도 기대는 내려놓는 편이 좋단 생각도 하긴 했습니다. 오늘 드라마를 보니 지하실에 있던 것은 유기혁이 아니라 초반 사라졌던 조폭 아저씨(알고 보니 84년생)였더라고요. 그래도 내심 유기혁이길 바랐는데 말이죠. 그런데 드라마가 결말을 어떻게 지으려고 원작 초반에 살해당하는 조폭 아저씨를 살려뒀나 의아했습니다. 마지막에 술 취해서 에덴 고시원 찾았다가 참상을 목격한 엑스트라 아저씨 대신 고시원 사건의 생존자로서 증인 삼을 생각이려나요?
예고편 낚시하니까 저번 주 예고편에 석윤이가 공격당하는 장면이 나와 설마 등장한지 한 화만에 퇴장하는가 걱정했었는데 그 장면은 알고 보니 종우의 꿈이었단 게 드러납니다. 그런데 이번 8화 예고편에 잠시 나온 것은 유기혁이 맞았나요?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확인도 못하고 당황했는데 과거 편 나올 거면 제발 비중 좀 있기를 바라요. 이번에도 또 시청자 낚지 말고...! 그리고 소정화 순경이 빨리 고시원 내 고벤져스 행각을 알아채서 종우라도 빨리 구해줬으면 한단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 상황에서 종우가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은 소정화 순경뿐이니... 예고편에서 종우한테 무슨 일 생기면 자신한테 연락하라는 말이 참 든든해 보였을 정도. 문득 소정화 순경이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메시지가 원작과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뭐, 어쨌든 본편으로 돌아가면 그나마 석윤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나와 분위기를 전환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원작과는 달리 래퍼 지망생이라는 설정에 이혼 가정 출신이 아니라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점, 연령대도 변경이 약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긴장감이 없는 성격에 약간 눈새라는 점은 원작과 공통적이더라고요. 원작 웹툰에서 이름이 서석윤이었는데 드라마에선 강석윤으로 바뀐 것도 차이점. 서문조와 성씨가 겹쳐서 바꾼 건지...? 어쨌든 고시원의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마치 범죄 영화 즐기는 듯 구는 행동은 분명 답답한 요소지만 그래도 드라마 본편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그나마 오늘 석윤이가 나와서 좀 분위기가 펴지는 게 있었다고 할까요. 드라마 전반에서 소정화 순경이 해 주던 역할을 오늘은 약간이나마 석윤이가 해 준 느낌이었어요.
그 와중에 소정화 순경은 엄복순의 보육원과 서문조의 치과와 관련성을 알아채고 서문조가 엄복순의 보육원 출신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원작에서는 서문조에 해당하는 왕눈이와 엄복순에 해당하는 고시원 아줌마가 (비주얼도 그렇거니와) 모자 관계라 짐작할 만한 부분이 많았는데 반해 드라마에선 혈연이 아니라 일종의 파트너 관계인 게 확실시되고요. 이번 7화에서 서문조가 만드는 쎄한 분위기는 적었던 느낌인데 반해 엄복순은 전보다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더 연출했단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종우와 있을 때는 겉으로나마 평범한 아줌마의 모습을 보여준 경향이 강했는데 오늘 홍남복이 종우의 방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는 걸 들키는 장면에서 엄복순 역시 본성을 드러냈단 느낌이라고 할까... 평소에 생글거리던 사람이 역정을 내자 더 무섭단 것을 제대로 보여줬단 생각이.
드라마는 드라마 나름의 전개를 가는 듯하면서도 원작의 요소들을 중간중간 배치해둬서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팬 서비스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옥상에서 종우가 석윤이와 대화를 하다가 내용이 고시원 내 인물들의 뒷담처럼 흘러가는 것을 마침 밖에 나온 서문조가 듣는 장면이나 고시원 내로 일찍 들어가길 꺼려 한 종우한테 피시방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이 시비를 걸어 싸움이 붙는 장면 등이 그러한데 나중에 고등학생들이 종우한테 처맞는 건 종우의 정신 상태가 위태로운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사이다이기도 했어요. 차이가 있다면 서문조 측에서 종우에게 더 살갑게 굴며 말을 걸었다는 점이랑 원작 왕눈이 캐릭터의 인상이 오싹하다고 나오는 것과 달리 드라마 속 서문조는 제삼자(석윤)가 보기에도 잘생겼다고 언급된 점 그리고 싸움 끝에 쓰러진 종우를 서문조가 마중 나왔다는 점인데 7화 마지막 엔딩은 보면서 저 정도면 로맨스 아니냐 생각이 들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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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 회사 장면은 각오하고 봐도 짜증이. 병민이는 재호나 지은이 사수에 비하면 좀 급이 약하다고 느껴졌는데 오래간만에 보니 다시 짜증 나더라고요. 그리고 재호놈 지은이랑 바람피운 거 확정이면 제발 원작 루트 타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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