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유어 아너』 4화 리뷰입니다. 이번 4화는 여러모로 드라마 전개에서 중요한 회차라고 생각되는데, 현재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두 중심인물 송판호와 김강헌이 직접적으로 만났을 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송판호의 캐릭터가 크게 변화했다는 점도 눈에 띄어서요. 일단 4화 마지막 장면 전까지만 본다면 송판호는 아들 송호영의 죄를 덮어주기 위해 불법적인 짓을 저지르긴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해칠 의도는 없었고 엉뚱한 희생자들에게 죄책감을 품으며 자책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에 김강헌과 마주친 마지막 장면에선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서 딜을 시도하면서 나락으로 빠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4화의 엔딩을 본다면 김상혁이 왜 저렇게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러 아버지 발목을 잡았는지, 뜬금없는 협박자가 그 순간에 나타났는지 이해가 되는 전개라고 할까. 알고 보니 다 필요해서 등장한 요소였던 거였죠.
전편 마지막 장면에서 판사인 송판호를 협박한 인물은 다름 아닌 송호영이 뺑소니 사고 당시 들렸던 카센터에서 일하던 티랍이라는 외국인 근로자였습니다. 하지만 티랍의 협박은 중간 다른 내용들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약간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는데 김상혁이 부둣가에서 이상택과 부두파 조직원들을 살해한 일 때문에 우원 그룹에는 또 다른 구름이 몰려오게 되거든요. 하필이면 김상혁이 살해한 인물 중 하나가 부두파의 이인자였던 정해용이라는 인물이고, 조미연은 이 사건 때문에 우원 그룹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우게 되며 나름 복수를 진행하게 되는 전개가 될듯싶던데요. 그런데 우원은 가는 곳마다 주변에 피를 부르기 때문에 김강헌 일가는 현재 사고의 피해자 입장이라고 해도 절대 동정적으로 보이지는 않고 차라리 처음부터 자신들은 이득만 쫓는 나쁜 놈이라고 등장한 부두파가 차라리 보기 편한 구석도 있었어요.
조폭이면서 한 사회를 주무르는 우원 그룹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부두파나 따지고 보면 둘 다 사회에 암적인 건 마찬가진데 말이죠. 겉으로 멀쩡한 척하는 나쁜 놈과 대놓고 나쁜 놈이 있으면 차라리 후자가 나은 거려나요? 부두파의 보스인 조미연은 김강헌이 찾아왔을 때 예의를 차리는 듯하면서도 그를 긁는 행동을 하는데, 여기서 충격적이게도 이상택의 노모와 딸이 있는 집에 방화를 저지른 장본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더라고요. 부두파의 조직원이 우원그룹의 사주를 받고 이상택의 집에 불을 지른 건 맞지만, 그걸 사주한 인물은 다름 아닌 김강헌의 부인이었다는 게 드러났는데 큰아들은 아버지 말 안 듣고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다 지명수배당하고, 부인은 엉뚱한 사람을 아들 죽인 범인으로 몰아 그 가족을 몰살하게 사주했으니 진짜 보면서 집안 꼴 잘 돌아간다 싶었습니다. 심부름을 했던 비서 역시 고문 뒤 살해하는 걸 보면 저 집안은 절대 좋은 꼴은 못 보겠다 싶었고요.
그리고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김강헌에 비하면 아들인 김상혁은 자기가 출국금지된 것도 모르고 공항에 갔다가 경찰에게 쫓기는 등 그 모습이 초반 나름 카리스마 있게 나왔을 때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더라고요. 그저 아버지의 폭력성과 가차없음을 물려받았을 뿐 머리는 나쁜 양아치 같다고 할까. 재미있게도 김상혁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그의 존재가 막판 송판호가 김강헌에게 딜을 하는 조건이 될 거라곤 예상도 못 했던 전개였어요. 이 드라마에서 송판호 역시 자신을 협박하던 티랍을 김강헌의 강요로 살해하게 되면서 선을 넘어버렸고, 이제 멀쩡한 인물은 형사인 장채림 정도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화 초반엔 이상택의 아들 청강이 살인 현장을 벗어났을 때 우원그룹에 대한 증오심을 보이는 연출이 있어 부두파에 복수를 사주하러 가는 건가 걱정이 되었다가도, 장채림 형사를 찾아가 증거를 넘기는 장면이 나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른 건 몰라도 장채림 형사나 청강 같은 경우는 좀 멀쩡한 결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 문제는 김강헌과 마주친 송판호가 붙잡힌 김상혁을 무죄로 풀어주겠다는 딜을 하면서 제보자인 청강의 이름을 말해버렸다는 게 걸리긴 하지만요. 딴 건 몰라도 여기서 청강의 이름은 말하지 말았어야죠... 그리고 중반 송판호의 아들 송호영이 김강헌의 딸 은이를 만나면서 보던 뉴스 중에 김상혁이 무죄로 풀려났다는 모호한 기사가 있었고, 장채림이 2년 전 일 때문에 김상혁을 처벌하려고 벼르고 있었다는 언급이 나와 혹시 송판호의 아내를 살해한 인물이 김상혁이 아닐까 추측이 들던데요. 그렇다면 송판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아내를 죽인 장본인을 무죄로 만들게 된다는 파국적인 전개가 되나 싶었습니다. 또 여기서 김강헌의 딸과 만나는 송호영의 태도에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여 이쪽도 생뚱맞은 로맨스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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